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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바이크 카테고리
제원표 :: SUZUKI GSR 125 NEX
흐름을 따르는 착실한 진화
어드레스의 날렵함을 사랑하지만 두명이 타기에는 아무래도 비좁은 시트와 수납공간이 아쉬울 땐 GSR을 선택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에게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으니 이제는 구시대의 유물과도 같은 취급을 받는 카뷰레터가 장착되어 있다는 것. 그러나 2009년에는 마지막 남은 약점마저 보완이 이루어졌고, 이제는 더 이상 GSR을 흠집 낼 방법이 사라졌다.
글 이주영 / 2009년도 5월호 www.bikeing.net
2스트로크 100cc 엔진이 장착된 기존의 어드레스 V100을 대체하는 V125를 2006년 첫 대면했을 때, 국내 125cc스쿠터의 역사가 큰 변화를 맞게 될 것을 예상했다. 그리고 몇 달 후 GSR125가 출시되자 또 다른 스탠더드 모델의 탄생을 직감했다. GSR은 짜릿한 가속과 경쾌한 핸들링이 매력적인 2인승 스포츠 쿠페와도 같은 어드레스를 세단형으로 바꾼듯했다. 최대한 작고, 경쾌하게 만들어진 어드레스를 베이스로 차체를 조금 키워 주행안정성을 높이고 탑승공간과 트렁크를 확장한 느낌? 2인승차를 위해 급가속보다는 넉넉한 출력을 확보하고, 제동력을 향상시켰다.
스포츠 바이크를 연상시키는 다기능 계기반
헤드램프의 변경으로 20% 밝아졌다
리플렉터의 위치로 인해 발 놓기가 애매하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역시 전자제어인젝션을 채용한 어드레스와 달리 일반적인 카뷰레터가 채용된 것이었다. 수 십년 간 애용되어온 카뷰레터에게서 치명적인 단점을 찾기는 어렵지만,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시대의 흐름을 따르는 중요한 아이템을 굳이 마다할 것까진 없으니까. 특히나 최첨단 유행을 과감하게 수용하는 젊은 세대의 탈것이라면 첨단을 달려서 나쁠 것이 하나 없다. 더불어 고급화가 이루어진 차체는 비록 기존의 스포티한 느낌은 약해졌지만 좀 더 세련된 컬러링과 도장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수퍼 스포츠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데칼을 선호했던 사람이라면 조금 아쉬울 수도 있겠다. GSR의 NEX버전은 유러피언 취향의 비교적 넉넉한 차체와 심플한 컬러링이 기본으로 야마하 시그너스X와의 경쟁관계로 생각하면 좋을 듯하다. 고급스러운 분위기는 조금만 달려 봐도 실제로 느낄 수 있는 부분으로, 한층 부드러워진 승차감과 가속시의 조급하지 않은 넉넉한 필링이 매력적이다. 물론 가속이 둔하다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 그리고 두 가닥으로 변경된 리어서스펜션으로 인해 탠덤시의 주행 안정성도 높아졌으니 2인승차가 잦은 경우 환영할 일이다. 단 발판 앞쪽에 위치한 리플렉터(판사체)가 두발을 쭉 뻗고 달리는 경우 뒤꿈치에 거치적거린다. 물론 떼어내는 방법도 있을 것이고 이런 라이딩 자세를 취하지 않으면 해결되겠지만, 다른 스쿠터와 비교한다면 고려해야할 사항.
조금 다른 얘기로…. 실제로 어드레스125와 GSR125를 접하기 이전일이다. 웹 서핑 중 GSX-R시리즈와 똑같이 닮은 GSR을 보고는 실소를 금치 못했었다. 생긴 것만 닮았다고 과연 스포츠 주행이 가능할지도 의문이었고, 125cc라는 그리 크지 않은 심장으로 얼마나 짜릿하게 내달릴 수 있을까 하는 깔보는 마음도 들었었다. 그저 GSX-R시리즈를 기념하기 위해서 만든 임시모델 같은 느낌이었다고 할까?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GSR과 같은 125cc스포츠 스쿠터는 라이딩 경력을 가리지 않으며, 빅 바이크 라이더라도 누구나 한 대쯤은 갖고 싶은 ‘Must Have‘아이템이 되었으니 그 매력은 실로 큰 것이다. 지금에야 스포츠타입의 스쿠터가 수도 없이 도로를 내달리고 있는 마당이라 누구하나 의심의 눈길을 보내지 않지만 불과 수 년 전만해도 현재 125cc 스포츠 스쿠터의 성공을 쉽사리 점치지는 못했을 것이다.
2인 승차시에도 비교적 넉넉한 시트
동급 최대크기인 32리터의 대용량 트렁크
두가닥 서스펜션이 채용되어 2인승차시 유리하다
사이드 스탠드를 접지 않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시대의 흐름 인젝션 올해를 기준으로 국산기종에도 대부분 인젝션 시스템이 적용되는 것으로 시대의 흐름이 크게 바뀌게 되었다. 시동성, 연료소비율, 배기가스 감소에 이르기까지 많은 장점을 가진 전자제어인젝션이 적용 되는 것은 크게 환영할일이지만, 새로운 장비의 투입은 결국 단가의 상승을 불러오게 된다. 2008년부터 시작된 환율 불안으로 인해 가격인상은 필수불가결한 것이었지만 여기에 인젝션의 적용이 더해져서 GSR 125 NEX의 가격은 345만원으로 결정되었다. 그로인해 우리는 더욱 부지런히 움직여서 스쿠터의 경제성을 활용해야 한다. 약 30km정도의 거리를 승용차로 오가는 사람이라면 매달 20만원 가량의 유류대가 지출되지만, 스쿠터로 바꿔 타는 것만으로도 3분의 1 이하로 경비가 줄어들 것이다. 2년만 꾸준히 이용한다면 세이브 한 기름 값 만으로도 스쿠터를 장만하는 비용은 충분히 건지게 될 것이다. 게다가 인젝션화로 인해 얻어지는 연료소모율의 감소까지 더한다면 가치는 충분하다. 인상된 가격만큼 더 자주 애용해서 자동차가 멈춰있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다. 도로에서 낭비되는 시간과 스트레스의 감소, 거기에 주차의 간편함까지 생각한다면 아직도 비싼 가격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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