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러 시장에 스포츠의 바람을 몰고왔다, 스즈키 GSX-S1000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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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이드매거진
댓글 0건 조회 667회 작성일 21-12-16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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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초기 주춤했던 모터사이클 판매량이 백신 접종 등으로 안정화에 접어들면서 다시 폭발적으로 늘어나 예년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를 달성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비대면 문화 확산에 따라 기존 취미생활을 대체할만한 것으로 모터사이클이 주목받은 점도 있을 것이고, 해외여행 등이 어려워지면서 여윳돈을 모터사이클 구입에 사용하는 것 역시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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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이런 상황에서 브랜드들의 신제품들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는데, 스즈키는 지난 9월 GSX-S1000F의 풀체인지 모델인 GSX-S1000GT를 새로 선보였다. 이름부터 바꾼 대대적인 변경인 만큼 이전과는 모습도, 기능도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시승을 통해 외모만 바뀐 것인지, 아니면 뼛속부터 모조리 다 바꾼 것인지 하나하나 확인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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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000GT의 개발진들은 인터뷰를 통해 ‘전투기’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래서인지 이전 S1000F와는 완전히 달라진 콘셉트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마치 날카로운 칼질로 만들어낸듯한 외관이 지금까지의 스즈키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준다. 이러한 새로운 콘셉트의 시작이 신형 카타나부터인지, 아니면 신형 S1000부터인지는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건 최소 두 모델의 모습에서 스즈키의 디자인 방향성에 분명한 변화가 있음을 확신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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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디자인은 표정 역시 그럴 것이라 예상하게 만들지만, 막상 전면부에선 조금은 귀여운 느낌마저도 든다. 얇은 두 줄의 주간주행등과 동그란 두 헤드라이트가 마치 깜짝 놀라 동그랗게 눈을 뜨며 화내는 아이를 연상시키는데, 공격적이면서 날카로운 스타일의 외관과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디자인 같은 주관적 요소에 대해선 개개인마다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지만, 조금 더 날카로운 인상을 심었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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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에서도 날카로움은 이어진다. 최근 레이스계에서 대세가 된 윙렛도 과하게 돌출되지 않아 차체 디자인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 다운포스를 만들어 접지력 향상에 기여한다. 자칫 밋밋해질 수 있는 후미를 전용 패니어 케이스로 잘 마무리하지만, 기본 구성이 아닌 옵션이어서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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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포츠였다면 당연히 세퍼레이트 핸들이 적용됐겠지만, 투어러답게 바 형태의 핸들바를 채택했다. 핸들 높이는 올리고 운전자 쪽으로 위치를 당긴 구성으로 상체를 많이 굽히지 않아도 되니 허리에 부담없는 라이딩 자세를 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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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T 컬러 스크린은 크기나 표시 모두 시원해 마음에 든다. 한낮에도 잘 보일 뿐 아니라 주변 밝기 상황에 맞춰 자동으로 배경색이 바뀌기 때문에 필요한 정보를 더욱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좌측 핸들바의 버튼 만으로 손쉽게 주행모드, 트랙션 컨트롤, 퀵시프트 등의 설정을 변경할 수 있고, 크루즈 컨트롤은 우측 핸들바의 커튼으로 활성화 후 좌측 핸들바 버튼으로 속도를 설정하면 사용할 수 있다. 열선 그립은 옵션으로 장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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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모터사이클 업계 전반에 퍼지고 있는 전용 앱 도입은 스즈키도 마찬가지다. 이번 S1000GT에 탑재된 마이스핀(MySpin) 기능은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인터컴을 차량에 연결하면 전화 송수신, 음악 재생 등이 가능하고, 지도나 일정 정보를 확인할 수도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입력 방식이 매우 번거롭다는 점. 글자를 입력하려면 화면에 나타난 키보드에서 원하는 글자로 옮겨가며 음소 하나하나를 입력해야 한다. 스마트폰으로 직관적인 터치 방식에 익숙해져 있는지라 매우 불편함을 느꼈다. 다음 변경때는 꼭 터치 스크린을 도입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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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키로 일일이 키보드를 옮겨가며 글자를 입력해야 하는 방식은 상당히 불편했다.

또 하나의 아쉬움은 제대로 된 내비게이션 기능을 여전히 사용할 수 없다는. 대한민국의 휴전중이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지도정보 반출이 안 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탑재된 지도 기능을 사용하면 현재 위치 정도는 알려주지만, 경로를 따라 움직이지 않아 정확한 안내가 어렵고, 일부 앱은 랙이 심해 제대로 실행조차 되지 않았다. 개발을 위해 적잖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은 알지만, 매 국가마다의 상황을 맞추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만큼 차라리 혼다처럼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 등의 커넥티비티 기능을 넣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그러면 사용자가 자신에게 익숙한, 현 지역에 가장 최적화된 앱을 사용할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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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아쉬운 요소에도 이 차에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건 역시 엔진 덕분이다. 스즈키의 3세대 GSX-R1000 엔진은 오랜 시간에 걸쳐 다양한 형태의 스즈키 제품들에 이식되어 왔고, 이번 S1000GT 역시 그 대상이다. 물론 초기 형태의 엔진 그대로가 아닌, 제품의 특성에 맞춰 내부 부품이나 세팅이 변경됐으며, 이번 역시 투어러에 맞는 특성을 갖췄다. 최고출력은 이전 세대인 S1000F 대비 2마력 상승한 152마력, 최대토크 역시 이전보다 상승한 10.8kg&(8231;m/9,250rpm의 성능을 낸다. 최근 신제품들의 추세처럼 S1000GT 역시 저중속대의 파워를 더욱 강화했고, 그 결과 0-200m 도달시간 6.64초, 0-400m는 10.15초로 이전 S1000F보다 향상된 모습을 보여줬다. 이러한 저중속대 영역의 강화는 실제 주행에서 더 크게 체감할 수 있다. 특히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시내구간에서 자주 변속을 하지 않아도 충분한 속도를 낼 수 있어 주행의 피로를 상당히 줄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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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마력이 수치상으로 적다고 느껴질지 모르지만, 직접 경험해보면 상당한 수준임을 깨닫게 된다. 여기에 경쾌한 움직임을 만드는 밸런스 좋은 세팅 덕분에 600cc급의 미들급 모터사이클의 느낌도 들 정도다. 레이스까진 무리겠지만 트랙데이 정도라면 충분히 소화하고도 남을만한 수준. 십수 년 동안 제대로 숙성된 엔진은 특별히 튀는 느낌은 덜하지만, 마치 갓 지은 밥을 씹으면서 느끼는 은근한 단맛처럼 익숙함 속에 느껴지는 매력이 좋다. 변경 주기가 꽤나 긴 스즈키의 제품들이지만 오랜 시간 사랑받을 수 있는 건 이렇게 꾸준하게 느껴지는 매력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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퀵 시프트는 상하 변속 모두 가능하기 때문에 빠른 가속이든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한 감속이든 활용도가 높다. 메뉴에서 기능 차단도 가능한데 굳이 끌 이유가 있을까 싶다. 주행모드(SDMS)는 출력 특성을 바꿔주기 때문에 덜 예민한 반응을 원한다면 C로, 더 날카로운 반응을 원하면 A로 세팅하면 된다. 트랙션 컨트롤 역시 개입 정도를 단계별로 조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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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 및 안전장비도 다양하다. 다만 최근 대세인 관성측량장치(IMU) 기반의 최신이 탑재되지 않은 건 옥의 티. 그래도 부족하지 않은 수준임은 분명하다. 앞 브레이크는 듀얼 디스크 브레이크에 브렘보 캘리퍼, ABS 조합으로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제동력을 발휘하며, 전 등화류는 LED이고 장거리 주행에 적합한 크루즈 컨트롤 기능도 있다. 이 밖에도 전자식 스로틀, 이지 스타트 시스템, 저속 RPM 보조 시스템 등 있을 땐 몰라도 없으면 아쉬워지는 보조 시스템들이 두루 갖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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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할 모델이 없었던 리터급 스포츠 투어링 시장에 스즈키가 GSX-S1000GT로 도전을 선언했다. 소비자들의 반응 역시 좋아 구매를 위해선 수개월 대기를 각오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아진 상황. 물론 마냥 낙관적으로만 볼수 없는 건 2022년 혼다에서도 스포츠 투어러인 NT1100을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일단 가장 먼저 시장에 깃발을 꽂은 스즈키가 도전자 혼다를 상대로 챔피언 타이틀을 얼마나 잘 방어해낼지 2022년 투어러 시장의 판도를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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