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올라운드 플레이어, 혼다 CB500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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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이드매거진
댓글 0건 조회 1,060회 작성일 16-08-23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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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더멘탈’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등장했던 CB500 시리즈는 총 세 가지다. S, R, 그리고 오늘 소개할 X. 이 중에서 가장 거친 이미지를 가진 것은 단연 X다. 크로스 오버의 역할을 담당한 CB500X는 초기 모델 등장 당시부터 파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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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판매가격은 800만 원대로 묶어 접근성을 대폭 높였다. 플랫폼을 공유하는 시스템 덕분에 개발 제작비를 크게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부분 이런 시스템에서 태어난 제품은 기본적으로 생산 효율이 목적이기 때문에 상품으로서 질감이나 성능 면에서 큰 기대를 하기 어렵다. 물론 하이엔드 제품에 적용되는 예외도 있지만 CB500이나 NC와 인테그라 시리즈는 비슷한 면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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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제품군 모두 공통적인 분모는 플랫폼 공유로 최적의 가격에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었고, CB시리즈는 특히 입문용 시장에 큰 영향을 주었다. 그런 CB를 떠올리면 병렬 4기통의 과거 명성 높은 CB400SF부터 시작되어 CB1300SF로 이어지는 라인을 떠올릴 수 있다. 혼다는 그때 증명했던 높은 품질을 강조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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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우리가 타 본 CB500X는 완성도를 높이고자 한 부분변경 모델이다. 한눈에 봐도 첫인상이 완전히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강렬한 LED 헤드라이트와 더불어 단단한 이미지를 갖춘 프론트 마스크다. 랠리 바이크를 떠올릴 만큼 단순하고도 날카롭게 다듬어져 있다. 비교적 순한 이미지였던 과거 모델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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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드스크린은 기존 대비 무려 10cm나 높아져 기능성도 향상되었음은 물론 외형적으로도 든든해 보인다. 탱크 이후로 뒤쪽까지 이어지는 라인은 여전히 매끄럽다. 테일램프는 LED로 바뀌었으며 디자인의 큰 변화를 느끼기는 어렵다. 전체를 바꿨다기보다는 프론트 엔드에 변화를 주고 이미지 변신을 꾀한 것이 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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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칼은 국내에 수입되는 진흙 색 바탕과 화려한 데칼로 덮인 버전이다. 모험심을 일으키는 더트 레이서같은 이미지를 더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기대를 안고 키를 돌려 시동을 켜보니 엔진은 여전히 정숙하다. 병렬 2기통 471cc 수랭 엔진으로 50마력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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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시승한 CBR500R과도 같은 엔진인데 기어비만 다를 뿐 다른 면모는 찾기 어렵다. 1단부터 가속을 강하게 해보면 느낄 수 있다. 2단, 3단으로 가속하면서 느끼는 것은, 같은 엔진으로도 다른 풍미를 잘 냈다는 점인데, 재미 면에서는 X쪽이 훨씬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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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는 아이들링을 조금 넘어선 2,000rpm을 기점으로 부드럽게 나온다. 처음에는 맹숭맹숭하다가 약 4,000rpm이 넘어가면서 활기를 띠며, 6,000rpm부터는 4기통 엔진마냥 포효하며 달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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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두툼한 2기통 진동이나 맛깔스런 고동감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회전수를 높여 쥐어짜는 파워 인상이 강하기 때문에, 오히려 고회전형 4기통 엔진 필링에 가깝다. 바꿔 말하면 2기통 치고도 진동이나 회전수에 걸맞는 불쾌함이 매우 억제되어 있다. 레드존인 9,000rpm까지도 맹렬하게 도는 모습이 오히려 스포츠 모델인 CBR500R보다 활기차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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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제 속도는 그렇게 높지 않다. 가속감이 강렬하다는 이야기지 절대 성능이 무척 높지는 않다. 최고속도는 직선주로에서 시속 175km 정도까지 난다. 사실 시속 160km이후로는 더디게 올라가 그 이상 별로 달리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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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속 주행을 하면 생각보다 고요하지는 않다. 가속 위주의 세팅이어서 그런지 시속 100km에 고정하면 약 4,500rpm을 밑도는데, 잔 진동이 좀 있다. 시속 80km는 괜찮았다. 시속 100km 이상 고속 크루징이 어울리는 차종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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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것은 높은 윈드스크린이 이제야 정말 제 성능을 발휘해준다는 것이다. 약간만 고개를 수그려도 헬멧 위로 바람이 전부 지나간다. 이정도면 사제 윈드스크린은 필요 없다. 적절한 포인트에 홈이 파여 있어서 정류기능에도 도움이 된다. 장거리 이동에 적합한 옵션이 기본으로 달려온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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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긴 것은 랠리바이크 룩이지만, 어차피 온로드 위주의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고갯길에서 와인딩 성능을 확인하니 거의 온로드 바이크에 가깝다. 일단 라이딩 포지션을 이야기하자면 참 독특하다. 상체는 보다시피 상당히 개방형이다. 어깨를 양쪽으로 넓게 벌리고 팔을 쭉 뻗으면 핸들을 잡을 수 있다. 언제 어디서든 쉽게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포지션으로 맘에 쏙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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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하체 포지션은 일반적인 네이키드 바이크와 비슷하다. 온로드 성향이 짙다는 것인데, 상체 포지션과 약간 어긋난다. 이점 덕분에 올라운더가 되기는 했지만 스탠딩 포지션 등에서 조금 위화감이 느껴진다. 스텝이 일반적인 어드벤처 바이크에 비하면 조금 뒤에 있다는 기분이다. 시트는 810mm로 신장 170cm 이상이라면 거리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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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들 바가 넓어 와인딩에서도 어떻게 타도 재미있다. 스텝이 뒤로 빠져있으니 나도 모르게 엉덩이가 슬슬 내려오는데 상체 포지션은 보다 자유롭다. 린 인/ 린 아웃 다 통한다. 무게감이 무척 가벼워서 트위스트 코너에서도 이쪽, 저쪽으로 방향 전환하는 것이 쉽고 즐겁다. 타이어는 온로드 90% 이상, 오프로드 10% 이하의 튜브리스 타입이다. 온로드 그립이 아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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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는 강력한 편이지만 서스펜션 세팅이 무른 편이라 앞으로 숙여지는 피칭이 느껴진다. 적응되면 간단히 브레이킹할 수 있지만 이점은 일반적인 온로드전용 바이크와 다른 감각이라 재미있다. 리어 브레이크는 조절하기 좋은 감도를 가지고 있다. 온로드/오프로드 모두 유용하게 쓸 수 있다. 프론트 포크는 프리로드가 조절되는 어저스터가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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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게 깔린 아스팔트를 벗어나 비포장로로 이동했다. 과연 오프로드에서는 달릴 만한가를 체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바이크는 트레일 정도까지 활기차게 달릴 수 있다. 서스펜션은 제 나름대로 충격을 잘 흡수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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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긴 것과 다르게 기대 이상의 면모를 보여줬지만 그 외의 것들, 이를테면 고무로 감싸인 스텝이나 어정쩡한 위치의 니그립 포지션, 노면을 거의 박차지 못하는 타이어 등이 문제였다. 섀시 또한 지나치게 단단한 느낌이다. 지상고도 낮고, 어디까지나 비포장 도로를 달리기는 즐겁지만 순정상태로 흙길을 들어가자면 상당히 담력과 요령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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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CB500X와 같은 바이크의 매력은 아무튼 다 지나갈 수는 있다는 것 아닌가. 온로드 전용 바이크라면 아마 중간에 포기할 수밖에 없을 만큼 거친 노면도 일단 주파가 가능하다. 그리고 정상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면 왠지 정복감이 든다. 당연히 올 수 있는 바이크가 온 것과는 다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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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500X가 가진 잠재력은 상당하다. 이 정도를 중량 어드벤처 바이크로 보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트레일 바이크처럼 가볍지도 않다. 이 점은 온로드 장거리 투어에서 상당히 큰 특징이 된다. 연료탱크는 17.5리터로 대형 바이크와 같다. 배기량은 500cc가 채 안되지만 장거리도 소화할 수 있다. 튼튼한 그랩바와 시트가 갖춰져 텐덤 라이딩도 크게 불편하지 않고, 편안한 포지션으로 운전자 또한 피로도가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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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다가 새로운 경치를 맛보고 싶어 험로를 들어가도 아무튼 주파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 하나는 여타 어드벤처 바이크처럼 부담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일단 차량 가격은 899만 원으로 대형 어드벤처 바이크에 비하면 절반 이하로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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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여나 전도했을 경우 부품 값도 절반 이하다. 핸들 바가 좀 휘었다 싶으면 뻥 걷어차 펴고 달릴 수 있을 정도의 마음가짐이 가능하다. 어드벤처 바이크에서 이 요소는 아주 중요하다. 마음의 부담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곧 자신감으로 이어지고, 목적한 장소까지 갈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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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어드벤처 바이크 CB500X는 대형 어드벤처 바이크 라이더들이 꿈꾸는 세계 무대에서의 아프리카 횡단 등 큰 꿈을 직접 실현할 수 없을지는 몰라도, 현실세계에서 가장 가지고 놀기 좋은 어드벤처 바이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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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기간동안 테스트해보니 시내 주행에서는 더욱 활기차게 탈 수 있다. 차체가 크지 않고 무게가 가볍기 때문에 부담이 없고, 좁은 도로에서야 이정도 파워는 넘칠 만큼 충분하게 느껴진다. 핸들링이 무척 가볍고 예리하다. 2종 소형 면허 소지자라면 누구라도 바이크를 주도할 수 있는 조작성이 들어있다. 도심 속이 정글이라면 이 녀석은 타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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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그레이드 된 트랜스미션으로 발끝에 착착 감기는 변속감, 힌지 퓨얼 캡 등 증대된 편의사양으로 무장한 CB500X 신형은 중형 바이크 중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바이크 중 하나가 되었다. 모터사이클을 레저스포츠로 즐기고 싶다면 누구나 이 바이크로 즐겁게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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