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모터사이클을 달리기 선수로, 올린즈 서스펜션 튜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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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이드매거진
댓글 0건 조회 397회 작성일 17-04-2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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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시중에서 접해볼 수 있는 양산 판매형 모터사이클은 국산이나 수입산을 막론하고 품질 평준화되어 있다. 다시 말해 완성차 기준 소비자 판매가격에 걸맞은 수준으로 대다수가 납득할만한 질(퀄리티)의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뜻이다. 가격이 낮은 엔트리 급 모터사이클은 당연하게도 저렴한 기본 부품으로, 가격이 높은 고가의 모터사이클은 부품 하나하나도 고성능 제품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양산 판매되는 모든 모터사이클을 포함한 공산품은 마찬가지다. 게다가 모터사이클은 상당한 수준의 공학기술의 결정체이기에 이루말할 수 없는 수많은 기술력과 부품의 단가가 책정되어 적정한 소비자 가격이 매겨진다. 실은 대부분 신제품 기획단계에서 이미 제품이 팔릴 만한 시장과 타깃이 나온 뒤에, 적정한 판매가격까지 그려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값에 맞춰 적절한 단가로도 의도한 성능을 내줄 수 있는 제품으로 채워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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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의 팔, 다리와 같은 기능을 하는 서스펜션은 그중에서도 무척 비싼 부품 중 하나다. 서스펜션은 모터사이클이 움직인다면 단 한 번도 쉴새 없이 일한다. 시속 1km로 움직여도 일하고 시속 300km로 달려도 일한다. 많은 부품이 뭉쳐있는 쇳덩어리에다 사람까지 태우고 제대로 도로를 달리기 위해서는 서스펜션의 정밀한 역할이 필수다. 

기본적으로 값이 비싼 부품인 만큼 순정 사양으로 고성능의 서스펜션을 장착하고 판매되기란 쉽지 않다. 고성능 서스펜션을 기본사양으로 장착한다면 주행성은 비약적으로 좋아질지 몰라도, 차량 전체 가격이 말도 안 될 만큼 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 고성능에 특화된  S나 R같은 이니셜이 붙은 스페셜 모델의 경우 기본 사양에 비해 고사양의 서스펜션을 장착하는 것이 보통이다. 값이 비싼 만큼 주행성능이 비약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기본 차량이 가지고 있던 잠재력을 서스펜션이 크게 증폭시켜 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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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의 역할은 이처럼 크다. 하지만 겉모습에 연연한 드레스업 위주의 튜닝 혹은 출력이나 배기 사운드를 만족시켜 주는 애프터마켓 파츠가 인기인 우리 시장에서는 그 중요성을 잘 모르고 있다. 물론 흡기나 배기, 그리고 라이딩 포지션을 완성시켜 주는 다양한 파츠는 주행성에 큰 영향을 준다. 하지만 서스펜션 튜닝은 모터사이클 성능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핸들링 성능에 무척 큰 영향을 준다. 

우리가 이번에 테스트한 두 모터사이클을 살펴보자. 한 대는 혼다의 CB1100EX, 또 한 대는 BMW 모토라드의 알나인티 스크램블러다. 두 모델 모두 시장에 선보인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레트로 스타일의 스트리트 바이크라는 점은 같다. 반면 성향은 사뭇 다르다. CB1100EX는 고전적인 네이키드 바이크의 기본기를 그대로 답습한 클래식 로드스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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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리터급 공랭 4기통 엔진을 달았고 무게도 무척 무겁다. 핸들바는 전형적인 파이프핸들로 스탠다드 모터사이클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인 주행 성향도 생긴 것과 다르지 않다. 언제나 힘이 넘치고 최대출력은 높지 않으나 토크가 풍부하다. 진득하게 저rpm에서부터 밀어붙이는 토크는 시원스럽고, 안정성 위주로 세팅된 기본 서스펜션은 무거운 차체를 장점으로 승화해 부드러운 핸들링을 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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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비하면 알나인티 스크램블러는 한층 가볍고 경쾌한 기본 성향을 가졌다. 원조인 알나인티는 로드스터다. 오버리터급 공랭 수평대향 2기통 엔진을 가졌고 다소 높은 시트와 핸들 바를 가지고 있다. 스크램블러 스타일답게 핸들바는 양쪽으로 넓은 편이며, 이에 따라서 저속에서 핸들링이 간편하고 기민하다. 프론트 휠이 조금 크지만 수평대향 엔진의 저중심화로 핸들링이 결코 무디지 않다. 스타일은 스크램블러 이지만 도로에서 재미있게 탈 수 있는 로드스터 혈통은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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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모델 모두 네이키드 바이크의 기본 성향대로 안정성을 위주로 세팅되어 있다. 어느 속도에서건 중립적인 핸들링 성향을 바탕으로 운전자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편안함이 무기다.  반대로 말하면, 박진감 넘치는 로드스터 성향은 다소 희석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엔진 성능을 높이면 박진감이 높아질까? 직진에서는 그럴 수 있겠지만 더욱 민감해지는 파워라면 코너링에서 허덕일 것이 분명하다. 

라이더라면 모터사이클이 기본적으로 스포츠 도구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서스펜션 업그레이드는 이러한 기본 성향을 좀 더 스포츠 지향으로 바꾼다. 단순히 엔진 파워를 늘리는 것이 아니다. 앞서 말했듯, 매 순간 작동하는 서스펜션은 스로틀을 감지 않아도 실력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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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착된 서스펜션을 살펴보자. CB1100EX에는 두루뭉술한 순정사양의 정립 포크 대신 앞에 금색의 올린즈 Universal Conventional 43 제품이 들어가 있다. 톱 캡에서 조정 가능한 스프링 프리로드와 리바운드 어저스터와 함께 하부 클램프에 위치한 별도의 컴프레션 어저스터를 통해 다양한 세팅으로 조절할 수 있다. 또 포크 하단의 브레이크 캘리퍼 브라켓 홀더로 어떤 바이크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다. 컬러는 골드와 블랙 두 가지다. 바이크의 분위기에 맞춰 고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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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 쇽은 트윈 타입으로 링크 구조가 없는 단순한 형태다. 여기에는 올린즈 STX 36 Twin이 장착됐다. 듀얼 리어 쇽은 에멀젼(EMULSION) 버전과 피기백(PIGGYBACK) 및 호스 버전이 존재하며 세부적으로 댐핑의 컴프레션과 리바운드를 조절하는 기능의 옵션이 추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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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색으로 빛나는 서스펜션이 앞, 뒤로 장착되니 클래식 바이크만의 수수함이 사라지고 럭셔리에 가까운 감각이 더해진다. 하지만 보이는 멋으로 서스펜션을 평가할 수 없다. 달려보면 안다. 순정 사양 서스펜션은 전반적으로 무거운 CB1100EX의 차체를 무기로, 그리고 진득한 엔진 토크를 이용해 타이어를 짓눌러 접지력을 만들어 냈지만, 올린즈 서스펜션으로 무장된 이 녀석은 움직임이 출발부터 사뭇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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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으로 출발하고 2단으로 기어를 넣는 잠깐의 무동력 상태에서도 마치 스로틀을 서서히 감은 듯한 접지감이 살아있다. 그대로 속도를 올려 보면 다소 낭창거렸던 순정 사양의 서스펜션이 얼마나 일을 대충하고 있었는지 알게 된다. 아스팔트의 작은 모래알까지도 앞 포크를 통해 레버에 슬쩍 올린 손가락으로 느낌이 전달된다고 하면 믿겠는가?

이 느낌은 특히 브레이킹 시 도드라진다. 속력을 빠르게 줄여도 차체는 평온함 그대로인데 타이어 아래 뭐가 지나가는지 미세한 감각만 올라온다. 무거운 차체 무게덕에 브레이킹 시 기존의 앞으로 푹 꺼지는듯한 불안감이 사라졌다. 노즈다이브는 최소화하고 앞 바퀴의 접지력을 제대로 살려 감속도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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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것은 와인딩 코스에서였다. 이 모델이 ‘클래식’ 바이크라는 느낌이 싹 가셨다. 마침 배기시스템도 튜닝되어 보통의 CB보다는 고회전 성향이 도드라지는 참이었다. 메인스탠드가 갈리도록 코너링에 심취해 있으면서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타이어에서 오는 접지감이 무척 명료했기 때문에 불안함을 느끼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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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 코너에서의 강한 브레이킹 장면에서 금빛 포크의 실력이 발휘됐다. 원래라면 이렇게 강하게 브레이킹하지도 못했다. 순정 사양의 CB1100EX를 시승했던 코스라서 기억하고 있다. 이 정도로 브레이크를 몰아붙이면 ABS가 툭툭하고 개입할 정도였으니까. 어느 속도에서도 앞 뒤 타이어를 최대한 밀착해주는 느낌이 선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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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페이스를 올리며 기울인 채로 스로틀을 급하게 조작하면 타이어가 찔끔하면서 순간 미끌리다가도 곧바로 노면을 물고 늘어진다. 마치 암, 수의 이빨과 이빨이 만난 것처럼 타이어와 노면을 물어놓는다. ‘이런 클래식 바이크로도 이렇게 달릴 수 있단 말인가’ 싶을 정도로 새로운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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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나인티 스크램블러는 사실 CB에 비하면 기본적인 주행 성능이 높았다. 파워가 높다는 단순한 뜻이 아니라, 핸들링이나 무게중심, 그리고 앞, 뒤 서스펜션의 움직임이 순정사양의 CB1100EX에 비해서도 차이가 있었다. 앞에서 말했듯 소비자가격 차이는 모든 파츠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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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썩 괜찮았던 성능의 알나인티 스크램블러에도 올린즈 튜닝이 들어갔다. 앞은 CB와 같은 올린즈 Universal Conventional 43 정립식 포크가 설치됐다. CB와 같은 제품이지만 컬러가 블랙으로 마감되어 바이크에 잘 어울린다. 튀지 않는 것이 좋다면 블랙이 정답. 여기에 올린즈 스티어링 댐퍼도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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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는 STX 46 Street 모노 쇽으로 교체됐다. 스트리트 바이크용으로 제작된 이 모노 쇽옵저버는 폭 넓은 조정이 가능한 컴프레션과 리바운드 어저스터로 다양한 세팅이 가능하며, 유압 스프링 프리로드 어저스터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달리기 좋아하는 로드스터 알나인티를 스크램블러식으로 꾸민 이 모델에, 다시 올린즈 소스를 끼얹었다. 어떤 맛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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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램블러 버전이 기본 모델(알나인티)에 비해 다소 무르고 텅 빈 느낌의 서스펜션을 가졌다면 올린즈는 스크램블러의 감각을 유지하면서도 아스팔트 위에서의 즐거움을 다시 원상복귀해놨다고 표현할 수 있다. 도립 포크였던 기존 알나인티가 하드브레이킹에도 꽤 견뎠던 반면, 스크램블러는 그렇지 못했다. 조금 와인딩 코스에서 다소 템포를 올리면 앞 뒤가 따로 노는 듯 출렁거리기 일쑤였다. ‘얘는 그렇게 타는 게 아냐!’라고 꾸짖는 듯했다. 앞 뒤 모두 안정성 위주의 성향으로 바뀌었지만 가끔 앞 바퀴 위주의 날카로운 핸들링을 해보려고 하면 작은 파도가 일렁이듯 앞, 뒤가 씰룩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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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로드스터가 아닌 스크램블러에 올린즈를 더하니 느낌이 묘해졌다. 분명 승차감은 로드스터보다 유순하고 부드러운데도 강하게 밀어붙여도 묵묵히 달린다. 투덜거리던 전과 달랐다. 알나인티 로드스터의 도립 포크와는 또 다르다. 핸들 포지션이 다소 높기 때문에 하중을 주기가 쉽지 않았는데도 브레이킹만으로 타이어가 기분좋게 눌렸다. 브레이킹을 깊게 물고 들어갈수록 오히려 코너링이 예리해지고 접지감이 명료해 기분좋게 모든 코너에 들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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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서 엔진의 토크는 어느 순간에도 툭툭 튀어나오지만 뱅킹 한계가 높은 스크램블러는 자칫 잘못하다가 타이어가 미끌릴 수 있다. 물론 ASC(자세제어장치)가 개입해서 연료분사를 조절하기는 하지만 거기에 의존하지 않는다면 이미 위험한 상황에 이르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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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린즈는 ASC나 TCS와 같은 구태연한 전자장비에 의존하지 않고도 오로지 ‘기계적으로’ 운전자로 하여금 신뢰를 갖게 하는 마법을 부린다. 서스펜션은 분명 값비싼 부속품이다. 아마 심장인 엔진을 제외하면 가장 비싼 부속품일 것이다. 이미 올린즈가 상당한 고성능 파츠라는 것에는 부인할 사람이 없지만, 문제는 가치만큼 높은 가격이다. 올린즈는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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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린즈로 꾸며진 바이크를 타고 나면 느끼는 것이 있다. ‘혹시 내가 타고 있던 바이크의 원래 성능이 이만큼 높았던 것 아닐까? 가격에 타협해야만 했던 메이커의 순정 서스펜션이 오히려 본래의 성능을 깎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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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장에 잠시 이야기했지만, 모든 부속품에는 단가가 있고, 단가가 비싼 부품에는 이유가 있다. 올린즈 서스펜션 키트는 값어치를 한다. 노면과 직접 대화하는 타이어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타이어가 노면과 떨어지지 않도록 눌러주는 것이 서스펜션의 기본 역할이다. 즉, 항상 바이크를 노면에 눌러놓기 위해서 서스펜션은 끊임없이 일한다. 사람으로 따지면 올린즈는 업계에서 가장 몸값 높은 일꾼이다. 일 잘하는 일꾼은 비쌀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망시키는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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